회계의 이해, 사회와 기업(1)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 데에는 수많은 종류와 엄청난 재화와 서비스가 필요하다. 다 아는 것처럼, 이들 대부분의 재화와 서비스는 기업이라고 하는 조직체에 의하여 공급된다. 재화를 직접 생산하여 판매하는 제조기업이 있는가 하면 상품매매기업은 다른 기업이 생산, 판매한 재화를 구입하여 다시 판매하며, 서비스기업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여준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개인이 이러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판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자유기업 제도는 사유재산제도와 더불어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사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자유기업 제도 하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기업 간에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개인이 경쟁의 위험을 무릅쓰고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투자한 자금보다 더 많은 자금을 회수하게 될 것이라는 경제인으로서의 본능적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많이 벌어야 하는 근본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조, 상품매매 혹은 서비스 제공을 막론하고 개인이 홀로 그러한 사업에 투자하고 자신이 주체적으로 그 사업을 운영하기 위하여 설립한 기업을 개인기업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개인기업에 투자한 사람은 그 기업의 주인이 됨과 동시에 자신의 이름으로 그 사업의 운영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지고 있으므로 개인기업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개인이 소유주이면서 동시에 경영자가 되는 것이다. 개인기업의 소유경영자는 기업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것이 용이하고 단순하지만, 자신이 영위하는 사업에 대한 무한책임 때문에 그만큼 더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기업의 설립과 운영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이 분명하다. 특정한 개인이 혼자서 그러한 자금을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거대한 자금을 모아서 기업을 설립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기업들은 여러 가지 점에서 국가의 경제와 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의 설립과 운영을 나라의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에 따라 설립된 인위적 실체 혹은 법적 실체로서의 기업을 회사기업이라고 하는데 가장 전형적인 회사 형태의 기업이 바로 주식 회시다.

주식회사에 있어서 기업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몫 또는 지분을 주식으로 나누어 가지고 보유한 주식에 따라 소유권을 행사하는 주주가 된다. 주주들은 자신의 투자 지분만큼 기업의 주인으로 행세하게 되므로, 기업에 대한 책임의 한계가 분명하여 개인기업의 소유경영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위험을 부담하는 소유주가 된다. 또한 주식회사의 경우 모든 주주가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주주들의 경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이 운영을 유능한 전문경영인에게 맡김으로써 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나누어지게 된다. 

주식회사의 경영자들은 주주들이 위탁한 자원을 안전하게 보호하여야 함은 물론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주주들이 투자한 자금을 늘여주어야 하는 수탁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하여야 한다.

 

기업형태가 무엇이든지 간에 국가 경제와 사회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역할은 막중하기 때문에 정부는 다양한 법규와 갖가지 지원을 통하여 기업 활동을 육성하고 보호하여준다. 그렇게 하는 것의 중요한 목적은 기업이 공급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를 통하여 모든 국민이 자기 삶을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기업을 자본주의 사회의 꽃이라고 한다. 기업은 국가가 마련해준 기름진 토양에서 자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여 오래도록 온 누리를 향기롭게 하면서 건강한 열매를 사회에 공급하여야 한다. 기업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생산 주체로서 국가사회에 대한 공익적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경제적으로는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국부의 증대에 온전하게 이바지하여야 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구성원들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하여 더 아름다운 세상의 선순환 고리를 엮어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여야 하는 것이다.

기업의 이해관계자에는 경영자, 소유주, 채권자, 종업원, 고객, 정부, 기업으로 나뉜다. 
소유경영자와 전문경영인을 막론하고 경영자는 기업 활동에 자신의 모든 능력과 시간을 투입한다. 경영자는 소유자가 투자한 자금을 이용하여 기업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물적 자원과 인적자원으로 기업을 조직하고 운영한다. 결국 기업의 성패는 경영성과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고, 경영성과에 따라 경영자에 대한 보상과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훌륭하고 탁월한 경영자라고 하더라고 소유주의 기업투자가 없으면, 자신의 틍력 발휘의 기회를 가질 수 없음은 물론이다. 기업 성립과 경영의 대전제가 되는 것은 소유주의 투자다. 소유주가 자신이 가진 자금의 다른 용도가 분명히 있음에도 희소한 자금을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이익의 극대화 때문이다.

경영자가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와 목적으로 추가적인 자금이 소요된다.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소유주에게 추가적인 투자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비효율적인 경우가 있다. 경영자는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금전을 차입하거나 공급자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미리 구입하고 그 대금의 지급을 연기할 수도 있다. 기업은 빚을 지게 되는 것이고 빚은 갚아야 하는 것이다. 빚을 준 채권자는 채무자인 기업으로부터 빌려준 원금은 물론 대부분의 경우 이자를 현금으로 회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업의 경영자는 투자자와 채권자들로부터 조달된 자금을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획득하고 투입하여 기업 목적에 부합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거나 사들여서 시장에 내다 판다. 인적자원으로서의 종업원들은 다양한 기업활동에 자기 노동력을 투입하여 기업 목적 달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기업으로부터 그 노동의 대가를 근로소득으로 획득하고 나아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또 다른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된다.